아침 6시 40분에 스쿨버스? 미국 학생들의 이른 등교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이상하게 느꼈던 것 중 하나가 있습니다. 밤만 되면 동네가 너무 조용하다는 것 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저녁이 되어도 밖에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사람들이 산책하거나 동네를 오가는 모습도 흔합니다. 그런데 미국에 와서 살기 시작했을 때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습니다. 낮에도 밖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이 별로 보이지 않았고 길을 걸어 다니는 사람도 많지 않았습니다. 특히 저녁 8시, 9시 정도가 되면 집집마다 불이 꺼지고 동네 전체가 깜깜하고 조용해졌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이런 생각까지 했습니다. “여기 빈집이 이렇게 많은 건가?”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빈집이 많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미국 사람들의 생활시간 자체가 우리가 한국에서 익숙했던 것과 상당히 달랐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차이를 가장 실감하게 된 것이 바로 미국 학생들의 이른 등교시간과 스쿨버스 였습니다. 아침 6시 40분, 벌써 스쿨버스를 기다리는 아이들 요즘도 아침 일찍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나갈 때가 있습니다. 오전 6시 40분 정도 동네를 걷다 보면 아직 하루가 제대로 시작되지 않은 것 같은 시간인데도 가방을 멘 아이들이 길가에 나와 있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스쿨버스를 기다리는 아이들이었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서 있고, 형제자매가 같이 기다리기도 합니다. 잠에서 막 깨어난 것처럼 보이는 아이들이 커다란 가방을 메고 노란 스쿨버스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 지금도 가끔 놀랍습니다. 한국에서 살았던 경험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아니, 이 시간에 벌써 학교를 간다고?” 미국에서 오래 생활했어도 아침마다 이런 모습을 보면 한국과 미국의 학교생활이 참 다르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됩니다. 6시 40분에 버스를 탄다고 학교가 바로 시작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한 가지 구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오전 6시 40분에 스쿨버스를 탄다고 해서 모든 미국 학교의 수업이 그 시간에 시작되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의 학교 시작 시...

미국에서 자동차 구입 과정, 처음 차를 살 때 알아두어야 할 것들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자동차를 구입하면서 겪었던 일이 있습니다. 당시 미국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자동차를 어떻게 사야 하는지도, 딜러와 어떻게 가격을 협상해야 하는지도 잘 몰랐습니다. 마침 미국에서 알게 된 한 부동산 브로커가 자동차 구입을 도와주겠다며 딜러에 함께 가주었습니다. 우리는 그 당시 자동차 가격을 100% 현금(Cash) 으로 지불할 생각이었습니다. 한국에서의 경험을 떠올리면 큰 금액을 현금으로 한 번에 지불할 경우 조금이라도 가격 협상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함께 간 분에게 “현금으로 전액 지불하는데 가격을 조금 협상해보면 어떨까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의외였습니다. “미국에서는 자동차 가격을 깎는 게 아니에요. 여기는 그런 딜이 없어요.” 너무 단호하게 이야기하니 미국에 막 온 우리는 그대로 믿었습니다. ‘아, 미국에서는 자동차를 살 때 가격 협상을 하지 않는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별다른 협상 없이 자동차를 구입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면서 자동차를 몇 번 더 사고 미국 생활을 알아가다 보니 당시 들었던 설명이 미국 자동차 거래의 일반적인 원칙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딜러와 가격을 협상하는 것은 미국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고, 차량과 시장 상황에 따라 할인이나 제조사 인센티브 등 확인할 수 있는 조건도 다양합니다. 나중에 여러 정황을 알게 되면서 그분이 한국에서 새로 온 사람들에게 특정 업체나 딜러를 반복적으로 소개했던 것으로 보였고, 우리 역시 그 과정에서 특정 판매점으로 안내받았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분과 딜러 사이에 어떤 계약이나 경제적 관계가 실제로 있었는지는 제가 확인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배웠습니다. 미국에서 누군가가 “원래 미국은 다 그래요”라고 말한다고 해서 그대로 믿기보다, 직접 여러 곳의 가격과 조건을 비교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미국에 처음 정착하는 사람은 언어와 제도를 잘 모르기 때문에 자신보다 먼저 정착...

미국에서 크레딧이 중요한 이유, 점수 하나가 생활비를 바꾼다

미국에 처음 왔을 때는 크레딧(Credit) 이 왜 그렇게 중요한지 쉽게 이해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어느 정도 자산을 가지고 왔거나 현금으로 필요한 것을 구입할 수 있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빚을 안 지고 현금으로 사는데 신용점수가 왜 필요하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생활하다 보면 크레딧은 단순히 신용카드를 만들거나 돈을 빌리기 위한 숫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집을 렌트할 때부터 자동차 구입, 주택담보대출, 신용카드 발급은 물론 경우에 따라 보험료나 유틸리티 보증금까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결국 좋은 크레딧은 미국에서 금융비용을 줄이고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중요한 자산 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에 처음 오면 돈이 있어도 크레딧은 없을 수 있습니다 미국에 처음 정착한 사람이 당황하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은행에 현금이 있고 한국에서 오랫동안 경제활동을 했더라도 미국 금융기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신용 기록이 없다면 미국에서는 Credit History가 없는 사람 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사용하던 신용점수가 그대로 미국으로 옮겨오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신용카드 발급이나 자동차 융자, 아파트 렌트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돈이 없는 것과 미국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신용 기록이 없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 인 셈입니다. 크레딧 점수란 무엇일까요? 미국의 신용점수는 개인이 돈을 빌리고 갚아온 기록 등을 바탕으로 신용위험을 평가하는 데 사용되는 숫자입니다. 대표적으로 많이 알려진 것이 FICO Score 이며 일반적으로 300~850 범위를 사용합니다. 점수에 영향을 주는 요소에는 결제 이력, 사용 중인 부채 수준, 계좌를 사용해온 기간, 신규 계좌 신청 등의 정보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특히 중요한 것은 Payment History , 즉 약속한 날짜에 정상적으로 납부했는지입니다. 높은 점수를 하루아침에 만드는 방법은 없습니다. 오랜 기간 정상적으로 금융계좌를 관...

미국 보험은 한국 보험과 많이 달라요

한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다 미국에 오면 예상보다 적응하기 어려운 것 중 하나가 바로 보험 시스템 입니다. 한국에서도 자동차보험, 건강보험, 생명보험, 주택 관련 보장 등 다양한 상품을 이용하지만 미국에서 보험을 처음 접하면 익숙한 단어조차 전혀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병원에 갔다가 예상하지 못한 청구서를 받거나, 자동차 사고 후 보험이 있으니 모든 비용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가 본인 부담금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당황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미국 생활에서 느끼는 것 중 하나가 “보험에 가입했다”는 사실보다 ‘어떤 조건으로 가입했는지’를 아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점 입니다. 미국 보험은 한국과 무엇이 다를까요?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보험의 구조입니다 한국의 건강보험은 국민건강보험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필요에 따라 민간 실손보험이나 기타 상품을 추가하는 방식에 익숙한 분들이 많습니다. 미국은 구조가 상당히 다릅니다. 직장을 통해 건강보험에 가입하기도 하고 개인이 직접 플랜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일정한 자격을 갖춘 사람은 Medicare나 Medicaid 같은 정부 프로그램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같은 미국에 살더라도 사람마다 가입한 플랜과 부담해야 하는 의료비가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내 친구는 병원비가 이것밖에 안 나왔다는데 왜 나는 이렇게 많이 나왔지?”라는 일이 생길 수 있는 이유입니다. Premium만 보고 선택하면 안 됩니다 미국 건강보험을 알아볼 때 가장 먼저 보이는 금액이 Premium 입니다. 매달 보험을 유지하기 위해 내는 보험료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하지만 월 보험료가 저렴하다고 반드시 경제적인 상품은 아닙니다. 함께 확인해야 할 대표적인 항목으로 Deductible, Copay, Coinsurance, Out-of-Pocket Maximum 등이 있습니다. Deductible은 일정 의료비를 본인이 먼저 부담해야 하는 구조와 관련된 금액이고, Copay는 진료나 처방약 이용 시 정해진 금액을 내는...

한국과 달라도 너무 다른 미국 학교 시스템 2편|고등학교부터 대학교 진학까지

미국 초등학교와 중학교 생활이 학교 시스템에 적응하는 과정이라면,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순간부터는 조금 다른 준비가 시작됩니다. 과목 선택과 학점 관리가 중요해지고 GPA, Honors, AP, SAT, ACT처럼 한국 학부모에게는 생소한 용어도 자주 등장합니다. 특히 미국 대학 진학은 한 번의 시험 결과만으로 결정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학생이 고등학교에서 어떤 과목을 선택했고 어떤 성취를 보여왔는지, 교내외에서 어떤 경험을 쌓았는지 등을 대학별 기준에 따라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번 2편에서는 미국 고등학교 생활부터 대학교 지원까지 알아두면 좋은 내용을 순서대로 살펴보겠습니다. 1. 미국 고등학교는 보통 9학년부터 시작합니다 미국 고등학교(High School)는 일반적으로 9학년부터 12학년까지 입니다. 9학년은 Freshman, 10학년은 Sophomore, 11학년은 Junior, 12학년은 Senior라고 부릅니다. 한국과 다른 점 중 하나는 모든 학생이 완전히 동일한 시간표로 수업을 듣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졸업에 필요한 필수과목을 이수하면서 관심 분야나 진로에 따라 선택과목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졸업에 필요한 학점과 필수과목은 주와 교육구에 따라 다르므로 학교의 Graduation Requirements를 확인해야 합니다. 2. GPA는 왜 그렇게 중요할까요? 미국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자주 듣게 되는 말이 GPA(Grade Point Average) 입니다. 쉽게 말하면 고등학교에서 받은 성적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수치화한 평균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대학 지원을 앞둔 마지막 순간에만 성적을 올린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대학은 지원자의 고등학교 성적과 수강한 과목 등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에 9학년부터 꾸준히 관리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또한 학교에 따라 Weighted GPA와 Unweighted GPA를 사용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습니다. 3. Honors와 AP는 무엇이 다를까요? 고...

한국과 달라도 너무 다른 미국 학교 시스템 1편|초등학교부터 중학교까지 알아두어야 할 것들

미국에 처음 정착한 가정이라면 자녀의 학교 문제부터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녀봤으니 비슷하겠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경험해 보면 예상보다 다른 부분이 많습니다. 학교 배정부터 등하교, 수업 방식, 성적 평가, 급식, 방과 후 활동까지 하나씩 알아가다 보면 “이런 것도 한국과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미국의 교육제도는 주(State)와 교육구(School District)에 따라 차이가 있으므로 전국 모든 학교가 동일하게 운영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1편에서는 미국 초등학교와 중학교 생활을 이해하기 위해 알아두면 좋은 기본적인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1. 미국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몇 학년까지일까요? 미국에서는 보통 Elementary School, Middle School, High School 의 단계로 구분합니다. Elementary School은 일반적으로 Kindergarten부터 시작하며, 지역에 따라 5학년 또는 6학년까지 운영될 수 있습니다. Middle School 역시 교육구에 따라 6~8학년 또는 7~8학년처럼 구성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 초등학교는 무조건 몇 학년까지다”라고 생각하기보다 거주 지역의 교육구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또한 Kindergarten에 들어가기 전 Pre-K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가정도 있습니다. 2. 공립학교는 사는 곳이 중요합니다 한국에서 온 부모들이 미국에서 집을 알아보다가 School District, School Boundary, School Zone 이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됩니다. 미국의 공립학교는 거주 주소를 기준으로 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도시 안에서도 어느 동네에 사느냐에 따라 자녀가 다니게 될 학교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녀가 있는 가정은 집을 구입하거나 렌트하기 전에 해당 주소가 어느 학교에 배정되는지 확인하기도 합니다. 단순히 부동산 광고에 표시된 학교 정보만 믿기보다 해당 교육구의 공식 자료를 통해 현재 배정 학...

허락 없이 우리 집 수영장에 들어온 사람이 다쳤다면 집주인 책임일까요?

미국에서 수영장이 딸린 집에 살다 보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볼 수 있습니다. “내가 초대한 것도 아닌데 누군가 몰래 우리 집 수영장에 들어왔다가 사고를 당하면 그것도 내 책임일까?”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조금 억울하게 느껴집니다. 허락도 없이 남의 집에 들어온 사람이 다쳤다면 당연히 그 사람에게 모든 책임이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법률 문제는 그렇게 단순하게만 볼 수 없습니다. 사고를 당한 사람이 성인인지 어린이인지, 주택 소유자가 위험을 알고 있었는지, 수영장 주변에 적절한 안전장치가 설치되어 있었는지, 해당 주와 지역의 법규를 준수했는지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가 관련된 수영장 사고 라면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 집인데 왜 집주인 책임이 문제가 될까요? 미국에서는 주택이나 토지를 소유하거나 관리하는 사람에게 일정한 안전관리 책임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이를 흔히 Premises Liability , 즉 부동산이나 시설의 위험한 상태와 관련된 책임 문제로 설명합니다. 물론 누군가 허락 없이 사유지에 들어왔다고 해서 그 사람이 다친 모든 경우에 집주인이 책임지는 것은 아닙니다. 무단침입자의 연령, 사고 원인, 시설 상태, 소유자가 예상할 수 있었던 위험인지 등 여러 요소가 고려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수영장에서는 특히 어린이 사고가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Attractive Nuisance란 무엇일까요? 미국의 부동산 책임 문제를 알아보다 보면 Attractive Nuisance 라는 용어를 접하게 됩니다. 직역하면 '사람을 끌어들이는 위험 요소' 정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가 위험성을 충분히 판단하지 못하면서도 호기심 때문에 접근할 가능성이 있는 시설이나 물건과 관련하여 사용되는 법적 개념입니다. 수영장은 대표적으로 자주 언급되는 시설 가운데 하나입니다. 어린아이에게 파란 물이 가득 찬 수영장은 위험시설이라기보다 재미있는 놀이터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이웃집에 멋진 풀이 보인다...